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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노력 / 김연호
글쓴이 박재명 등록일 2011-12-26 17:24:39, Hit : 3960  

노력 (努力)

기사 댓글(0)   이형수 ho-do@hanmail.net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등록일: 2011-12-22 오후 4: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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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
- 제천 진주동물병원장
지구의 온난화로 인하여 남북극을 덮고 있는 빙하와 해발고도 5천 미터 이상의 고지에 쌓인 만년설이 녹기 시작한지가 이미 오래되었다고 한다.

온난화 현상이 여름의 기온 상승에도 그 영향이 있는지는 확실치를 않으나 여하튼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도 무척이나 더웠다.

자연 움직이기는 싫어지고 새로운 일들은 손에 잡히지를 않다보니 생활 리듬마저 헝클어지는 것 같아 마음은 한시도 개운치를 않았다.

나의 직업상 일들은 물론 당장 부닥친 일들에 있어서도 연상과 순발력이 못 미치다보니 모든 게 정지 상태를 맞은 듯 무기력하기만 했었다.

더구나 나에게 바짝 다가서고 있는 인생여정의 일갑자(甲子). 요즈음 연로한 분들끼리 서로들 위안을 받고자 생겨난 말인 성 싶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들 하지만 돌아서서는 푸념같이 나이는 못 속여 하는 말에 '그래 맞아'하는 긍정보다는 살며시 무게가 실려 오는 나의 인생 고갯길이다.

아직은 열심히 움직이면서 지쳐보이지는 않아야 하는데 하는 감성으로 스스로를 일깨우고는 있지만 어느 사이 스르르 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이런 저간에 알고 지내는 한 화랑으로부터 액자가 하나 배달되어왔다. 사전 전화상으로 한번 보고서 마음에 들면 30만원을 보내라는 내용이 있긴 했었다.

그러나 받아 놓은 지가 열흘이 지났어도 그다지 보고 싶지도 궁금치도 않고 하여 미 개봉인 채로 한쪽 구석에 밀쳐두었었다. 예전 같으면 받는 즉시 열어보았을 것을. 나 자신이 스스로 의아스럽기 조차했다.

마침내 작품을 보았느냐는 보내온 화랑의 김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서야 더위가 조금가신 저녁 무렵 작품을 풀어보았다.

4절 화선지에 '노력(努力)'이란 두 글자에 글쓴이의 호인 회산(晦山)과 좌우에 두 방씩 찍힌 도장 넷이 전부였다. 단순했다. '노력' 꼭 초등학교 교단위에나 걸려 있어야 제격일 것만 같은 좀 진부한 단어, 그러나 밉지를 않았다.

내용이야 동서고금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금과옥조로 삼아야 할 종교와도 같은 말이라지만 너무 자주 듣다보면 물리기 마련이고 또한 입에 발린 가벼운 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예컨대 그 존귀한 '사랑' 같은 세계 만국단어도 말과 글로만 천지사방에 도배가 되어버려 그 참신성이 따스한 숨결로 덜 와 닿는 저간의 현실이다.

사랑하라, 노력하라 여기에 어느 누가 가타부타 따지려들랴. 어제나 오늘이나 이것 없이는 살수가 없는 너와나 사이의 세상인 것을.

하지만 사랑으로 덕을 쌓고 노력으로 변화와 성취감을 갖는 일도 초지일관해야 하는 우리네의 일상 삶이고 보면, 실천을 통한 확신을 얻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교훈이라 할지라도 이는 구두선이 되고 마는 게 아니랴.

회산 박기돈은 지금부터 일백년 전후 사찰의 현판을 많이 쓴 당대 제법 유명한 서예가였다.

또한 우리의 자존심이자 세계의 보물인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의 일주문 현판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을 쓰신 주인공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보다는 나의 사무실에 걸어두고서 주변여건과 남 그리고 나이를 탓하지 말고서 생활 전반에 성실, 근검절약, 관심이란 단어와 함께 노력이 어울러져 일마다 영글게 한다면 나의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진보로 향한 길이 아니랴싶다.

지난날 나의 동물병원 호황시절, 그때는 그래도 취미생활을 하기에 눈치가 덜했었다. 어느 사이 늘어나는 나이에 수입은 역비례로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나의 수집취미생활도 집사람의 충분한 동의가 없으면 불편해지는 게 현실이다.

하루는 제법 용기를 내어 그러나 신경질은 덜 묻어나는 큰 소리로 '빨리 돈 보내! 그 돈만큼 내가 더 노력하면 될 것 아닌가' 이 한 마디에 실린 노력이란 위력은 곧 송금으로 이어졌다.

사무실 한 켠에 놓여있는 '노력'. 그동안 유달리 부침이 많았던 육순까지의 비탈고갯길, 그나마 노력을 앞세웠기에 무사했지 않았으랴. 여생도 노력만이 여여한 나의 인생길일 뿐 뭐가 또 있으랴 하는 회심의 미소가 지어 진다.

(충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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